하지(夏至)
1) 개요
하지(夏至)는 24절기 중에서 여덟 번째로 있는 절기로, 망종(芒種)과 소서(小暑) 사이에 위치합니다. 날짜적으로는 양력 6월 21일 또는 22일경에 놓이며, 음력으로는 5월 하순경에 해당합니다. 태양의 황경이 90도가 되는 때로서, 이 절기를 기준으로 해가 가장 높이 떠오르고 낮이 지는 시간이 가장 길어집니다. 일 년 중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은 날입니다.
'한여름의 더위'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때가 한 해의 최고기온을 기록하는 여름의 정점입니다. 기온이 높아지고 습도도 증가하여 무더운 날씨가 지속됩니다. 농사 일정에서는 이전 절기인 망종(芒種) 때에 이어서 여름작물을 심고 관리하는 시기로서 농사에 바쁜 시기입니다.
하지는 농사와 함께 중요한 음력 기준의 절기로서, 농사 일정과 농촌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날짜입니다. 이 시기에는 더위에 대비하여 적절한 물 관리와 농작물의 채광을 신경 써야 하며, 열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한 예방조치가 필요합니다.
하지가 지나면서 여름의 더위가 점점 더 심해지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햇볕을 피하며, 무리한 실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농사와 농촌 생활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위에 따른 피로와 건강 문제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2) 특징
하지점(夏至點)은 천문학적으로 일 년 중 태양의 적위가 가장 커지는 시기로, 이때 태양은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합니다. 이로 인해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南中高度)가 가장 높아집니다. 이는 북반구에서 가장 더운 계절인 여름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남반구에서는 하지점과 반대로 태양이 황도상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따라서 남반구에서는 하지 이후로 낮의 길이가 짧아지며, 태양의 남중고도가 낮아집니다. 이로 인해 남반구에서는 가장 추운 계절인 겨울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인 서울(북위 37도 30분)에서 하지 때의 태양의 남중고도는 75도 57분입니다. 이때가 일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이지만, 여름철의 최고 기온은 하지 이후로 점차 기온이 상승하여 더욱 더워지게 됩니다. 이는 하지 이후에도 태양의 열이 지표면에 오래 남아 있고, 땅의 표면이 더 많은 열을 누적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북위 66도 33분 이상의 지역(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에서는 하지 때에는 태양이 지평선 아래에 떠 있지 않기 때문에 해가 하루 종일 뜨며 백야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정오에 태양의 높이가 가장 높고, 일조시간과 일조량도 가장 많습니다.
영어로 하지는 Summer solstice, 동지는 Winter solstice입니다. 어원은 해(sol)가 멈춘다(stice)는 뜻입니다. 동지와 하지 때 태양의 남중고도가 극값(가장 높거나 가장 낮은 위치)에 도달하면 태양의 남중고도가 각각 하강과 상승을 멈추고 반전하기 때문에, 남중고도의 변화율이 작아져 천구상에서 잠시 멈춘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24절기 중 세계적으로 용어가 정의되어 사용되는 4개의 절기 중 하나입니다. 나머지 20개의 절기는 동아시아권에서만 사용됩니다. 남반구에서는 계절이 북반구와 반대입니다.
계절 이름은 지구의 절반에만 유효하기 때문에 일부는 월 이름을 사용하여 북반구의 지점을 나타냅니다. 이를 고려해서 계절명 대신 월명을 붙여서 북반구에서 하지(남반구 동지)가 되는 날을 영어로 June solstice 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북반구에서 동지(남반구 하지)가 되는 날은 December solstice 라고 합니다.
농사의 한가운데이며 장마와 가뭄 대비도 해야 하므로 매우 바쁜 시기입니다.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마늘 수확 및 건조, 보리 수확 및 타작, 모내기, 그루갈이용 늦콩 심기, 대마 수확, 병충해 방재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이루어집니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무렵이면 모두 끝나는데, 이때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됩니다. 과거 보온용 비닐 못자리가 나오기 이전 이모작을 하는 남부 지역에서는 하지 ‘전삼일, 후삼일’ 이라 하여 모심기의 적기로 여겼습니다. 하지가 지나면 시기적으로 모심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서둘러 모내기를 해야 했습니다.
3) 서양의 하지
영국 런던은 북위 51도에 위치해 있으며, 이와 같이 높은 위도에 위치한 도시들은 겨울에는 낮 시간이 짧고, 여름에는 낮 시간이 길어지는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지구의 기울어진 자전축 때문에 발생하며, 이러한 현상을 계절 변화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북반구가 태양으로부터 더 직접적으로 조명을 받게 되므로 낮 시간이 길어지고, 겨울에는 태양과 더 멀어져서 낮 시간이 짧아집니다. 따라서 런던과 같은 북위에 위치한 도시들은 여름에는 해가 늦게 지고, 겨울에는 일찍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북유럽 지역은 평균적으로 영국보다 더 높은 위도에 위치하므로 여름에는 백야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백야현상은 특정 기간 동안 해가 지지 않아 밤이 밝아지는 현상으로, 북극권 지역에서 주로 관찰됩니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북유럽 지역은 겨울에는 낮 시간이 매우 짧고, 여름에는 낮 시간이 아주 길어져서 일상생활과 활동 패턴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럽의 평균 위도가 우라나라(한반도 최북단)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낮이 길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일광 절약을 위해 서머타임(하루 시간을 조정하여 일조 시간을 더 오래 활용하는 시스템)을 시행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서머타임은 일광 절약 시간제라고도 하며, 주로 여름철에 시행되어 하루가 길어진 것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이는 에너지 절약과 일조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목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스웨덴의 하지 축제(Midsummer Festival)
매년 6월 19일에서 25일 사이의 금요일 저녁으로 시작하여 토요일에 이르는 기간에 열리는 전통적인 축제입니다. 이 축제는 스웨덴에서 가장 중요하고 인기 있는 축제 중 하나이며, 여름의 시작을 기념하고 즐기는 행사로서 국가적으로 휴일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이 축제에서는 주로 메이폴이 세워지며, 메이폴 주위를 사람들이 빙빙 돌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풍습이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함께 축하하며 다양한 활동과 게임, 공연 등이 열리는데, 이는 주로 공원이나 공터에서 열리기도 합니다.
전야인 하지 축제 전날에는 젊은 여성들이 7가지 종류의 꽃을 베고 맡에 두고 혼자서 잠을 청하게 됩니다. 이렇게 잠을 청한 여성들은 꿈 속에서 미래의 남편이 나타난다는 속설이 있어서 이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속설은 하지 축제와 관련된 로맨틱하고 재미있는 전통 중 하나로 이해됩니다.
하지 축제는 스웨덴 문화와 전통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소중한 행사로서 스웨덴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해가 가장 오래 떠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특별한 기념일로서 스웨덴 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중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도 하지 기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슬라브의 전통 축일 '이반 쿠팔라'(Иван Купала), 덴마크어 'sankthans'(Sankt Johannes', Saint John's Eve)도 서양의 하지 축제입니다.
Saint John's Eve
성 요한 전야(Saint John's Eve)는 성 요한 세례자의 축일인 6월 24일을 기념하여, 6월 23일 일몰 시점부터 시작되는 축제 및 전통적인 행사입니다. 성 요한 전야는 세례 요한의 생일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것으로, 특히 기독교 교리에서는 성 요한이 예수 그리스도를 세례한 인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누가복음(누가복음 1:36)에는 세례 요한이 예수 그리스도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났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세례 요한의 축일은 고대 로마 계산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에서 6개월 전인 6월 24일이 됩니다. 성 요한 전야는 이 축일을 기념하는 행사로서, 성 요한 세례자의 생일을 기념하고 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가 되어 온 것입니다.
성 요한 전야는 전통적으로 여러 나라와 문화에서 다양한 형태로 기념되며, 이는 기독교와 민간 신앙의 영향을 받아 발전하였습니다. 많은 나라에서는 불을 켜고, 캠프파이어나 불꽃놀이, 무용과 음악 공연 등을 통해 즐겁고 화려한 축제로 즐기고 있습니다. 또한, 성 요한 전야는 여름의 시작과 미래를 예측하는 신앙적인 의미도 부여되기도 합니다.
4) 풍습
농촌에서는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데, 기우제는 농사에 물이 필요한 만큼 중요한 행사로서 하지(夏至)가 지날 때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열게 되는 전통입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3~4년에 한 번씩 가뭄으로 인한 재앙인 한재(旱災)를 겪었기 때문에 농촌 지역에서는 비를 얻고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하기 위해 기우제를 행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특히 농업의 주축인 벼농사의 원산지가 고온다습한 동남아시아 지역이고, 우리나라는 장마철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므로 하지 무렵까지는 가뭄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결정짓는 것이 바로 비였기 때문에 기우제는 연중행사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졌습니다.
한국의 농경사회에서 비에 대한 관심은 탄생 설화인 단군신화에도 나타났습니다. 단군신화에서 등장하는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 세 신은 모두 비와 관련된 신입니다. 이런 신화는 농사와 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국 농경사회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에서도 신성한 산이나 냇가에 제단을 만들고, 마을 전체의 공동행사로 제사를 지냈으며, 제사를 지내는 주체는 마을의 장이나 지방 관청의 장, 때에 따라 무당이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민간에서는 신성한 지역에 제물로 바친 동물의 피를 뿌려 더럽혀 놓으면 그것을 씻기 위해 비를 내린다는 생각으로 개나 소 등을 잡아 바위나 산봉우리 등에 뿌려 놓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강원도에서는 하지 무렵 감자를 캐어 밥에다 넣어 먹어야 감자 농사가 잘 된다고 합니다.
5) 하지 관련 속담
하지가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산다
하지가 지나면 농부들이 논에 물을 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지가 지나면 비가 적어지거나 물이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농작물에 충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발을 물꼬에 담그고 논을 관리하느라 농부들이 매우 분주함을 이르는 말 입니다.
하짓날은 감자 캐먹는 날이고 보리 환갑입니다
하지 무렵에는 감자를 캐서 먹고, 하지가 지나면 보리는 마르고 알이 잘 배지 않는다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
하지 무렵에는 비가 자주 내리는 기후적 특징이 있기 때문에 구름만 보여도 비가 올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가 지나면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
하지 무렵에는 기온이 높고 비도 많기 때문에 하루에도 빠르게 벼가 자라고 성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오전과 오후의 심은 모가 성장 상태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속담과 풍습들은 농촌에서의 농업 생활과 기후에 따른 경험과 지혜를 담고 있으며, 농부들이 농사를 잘 짓기 위해 중요한 지침이 되기도 합니다.
출처: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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