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우(穀雨)
1) 개요
24절기 중 여섯 번째로,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위치한 절기입니다. 양력으로는 4월 20일 무렵이며, 음력으로는 3월 중순경에 해당합니다.
곡우의 의미는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봄비가 여러 번 내려 밭과 백작물을 충분히 적시고 기름지게 만든다는 의미로, 농사를 짓는 데에 봄비가 꼭 필요하다는 농업 지식을 반영한 표현입니다. 봄비의 적절한 시기에 대비하여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 농작물의 풍성한 수확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집니다.
또한, 곡우는 봄철의 중요한 절기 중 하나로서, 자연의 변화와 농사에 대한 민간 지식과 경험을 담은 의미있는 절기입니다.
2) 유래 & 풍습
곡우는 곡식에 필요한 봄비가 내린다는 뜻으로, 봄비는 얼어붙은 땅을 녹여 죽은 듯 숨어 있던 생명의 기운들을 되살립니다.
농경 사회에서는 곡우 무렵이 되면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됩니다. 가래질, 논둑 다지기, 논갈이 그리고 못자리 만들기가 이 시기 대표적인 농사일인데, 청명 무렵 겨우내 얼었던 논둑에 물이 새지 않도록 가래질을 합니다. 가래질을 마치고 쟁기로 논갈이를 하여 못자리를 만드는데, 이때가 곡우 무렵입니다. 못자리는 벼농사의 시작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농사 과정입니다. 볍씨를 물에 담가 싹을 틔우고 이를 못자리에 파종하는 기본원리는 이앙법이 보급된 조선시대나 현대에서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재래종 벼는 신품종보다 스무날 정도 늦게 못자리를 하기 때문에 곡우 무렵에는 못자리를 해야 농사에 차질이 없습니다. 일손이 많이 필요하고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옛날에는 이 시기에는 죄인이라도 잡아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볍씨를 담그고 못자리를 만들 때는 부정 타지 않도록 정성을 다합니다. 초상집에 가거나 부정한 일을 당하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불을 놓아 그 위를 건너 악귀를 몰아낸 다음 집 안에 들이고, 집 안에 들어와서도 볍씨 가까이 가지 않게 합니다.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거나 만지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아 그 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방아를 찧으면 볍씨들이 놀라 싹을 틔우지 않을까 봐 방아 찧는 것도 삼갔다고 합니다. 볍씨를 담은 가마니에는 물을 줄 때 한꺼번에 떨어지지 않게 볍씨 위에 솔가지를 덮어두었으나, 물뿌리개가 생긴 뒤에는 솔가지가 필요 없어 올리지 않습니다.
곡우에 무명을 갈거나 물을 맞기도 하는데, 이날 물을 맞으면 여름철에 더위를 모르며 신경통이 낫는다고 합니다.
곡우 무렵은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르는 시기로 곡우물을 먹으러 가는 풍습도 있습니다. 물오른 나무의 수관을 잘라 수액을 받아먹으면 위장에 좋다고 해서 각지에서 ‘곡우물’ 받는 행사가 이뤄집니다. 전북에서는 거자수물 마시기, 전남에서는 다래물 마시기, 경북에서는 약물 마시기라고 합니다. 오줌이 잘 나오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는 거자수(박달나무·자작나무 수액)는 곡우 때 절정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리산 남악사에선 예로부터 곡우에 조정 제관이 산신에게 거자수를 올리고 국태민안을 비는 약수제를 올렸다고 합니다.
우전차(雨前茶)는 곡우에 첫 비가 내리기 전에 찻잎을 따서 만든 차입니다. 보통 찻잎의 채취는 대개 입하(立夏) 전후에 이뤄지지만, 여린 햇찻잎을 가공해 만든 우전차는 차나무 특유의 풋풋한 향기로 봄이 왔음을 알려 주는 계절의 상징입니다.
곡우 무렵에는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가 북상해서 충남의 격열비열도(格列飛列島)까지 올라오므로 황해에서 조기가 많이 잡힙니다. 이때 잡힌 조기를 곡우사리라고 하는데, 이 조기는 살은 적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 서해는 물론 남해의 어선들도 모여들어 조업을 합니다. 전남 영광에서는 한식사리, 입하사리 때보다 곡우사리 때에 잡히는 조기가 알이 많이 들어 있고 맛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곡우사리 조기를 가장 으뜸으로 칩니다.
북한에서는 이 무렵이면 용흥강으로 숭어떼가 올라옵니다. 살진 숭어 같은 물고기들이 산란기가 되어 올라오는데, 강변에 모인 사람들은 어부가 잡은 생선으로 회(膾)나 찌개를 만들어 술을 마시며 하루를 즐깁니다. 이때 강변 사람들은 물고기가 오르는 조만(早晩)을 보고 그 해 절기의 이르고 늦은 것을 예측하기도 합니다.
3) 관련 속담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
봄비가 내려서 땅을 적당히 적실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농사 일정에 어긋남이 없어 추수할 때 풍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기는 곡우가 지나서 잡는 것이 좋다
곡우를 지난 후 조기를 잡으면 더욱 신선하고 맛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곡우 시기는 조기가 산란할 때로 산란 직전의 조기를 곡우철조기, 곡우살조기, 오사리조기라고 합니다. 조기는 산란할 때 소리를 내어 우는 습성이 있는데, 이때의 조기가 가장 신선하고 맛있다고 믿어졌기 때문에 곡우 시기를 지나서 조기를 잡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민간의 지혜가 반영되었습니다.
곡우 때에는 못자리를 해야 한다
곡우 때에는 물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적절히 노동과 농사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못자리는 벼농사의 시작이기도 하며 물을 공급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곡우 때 못자리를 해두면 농사 일정이 어그러지지 않아 추수할 때 많은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곡우 때에 가뭄이 들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곡우 시기에 가뭄이 오면 농사짓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입니다. 가뭄이 들면 물이 부족해져 농사에 영향을 미치며 땅이 마르면 벼농사를 진행하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농사를 짓기에는 곡우 때에는 비가 적당히 오는 것이 좋으며, 가뭄이 오지 않도록 기도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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