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1) 개요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로, 음력 정월(正月)의 절기로서 봄의 시작으로 여겨집니다. 대한과 우수 사이에 위치하며, 보통 양력으로는 2월 3일부터 2월 4일 사이에 해당합니다. 태양의 황경이 315˚에 드는 때이며, 사주적으로는 '인월'이라고 하여 새로운 띠가 입춘부터 시작한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주가들은 12지에 해당하는 띠를 사주명리에서처럼 입춘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설날과 입춘이 가깝기 때문에 편하게 음력 1월 1일을 기준으로 간지를 나누는 사람도 많습니다. 또한 동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천문학적으로는 춘분을 띠의 기준점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지만, 입춘은 전통적으로 봄의 시작을 상징하며, 농사와 봄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로 여겨집니다.
2) 내용
입춘은 봄이 시작하는 날로서 이때를 기점으로 설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음력에서는 봄이 1월, 2월, 3월에 걸쳐 있기 때문에 24절기가 중국 화북지방을 기준으로 정한 명칭과 우리나라의 날씨와 절기명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본격적인 봄은 춘분인 3월 6일경에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음력으로 한 해에 양력 절기인 입춘이 두 번 들어 있으면 ‘쌍춘년’(雙春年)이라고 하여 그 해에 결혼하는 것이 길하다고 믿어지는데, 2014년이 쌍춘년이었던 적이 있어서 이 해에는 결혼을 하거나 길하다고 여겨지는 행사와 행운을 기원하는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풍속
과거에는 절기가 농사와 관련된 행사와 의례를 지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입춘을 첫 절기로 여기며, 새해의 시작이자 봄의 시작이라고 여겨져서 봄철 농사가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입춘을 기념하는 다양한 농경의례와 관련된 풍습과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입춘 때 농사의 풍년과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기 위해 갖가지 의례를 행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농사에 대한 기원과 의미를 담은 농경의례와 행사들은 그 지역과 전통에 따라 다양하게 전해져 왔으며, 입춘을 비롯한 절기들이 농경과 농사와 밀접한 관련을 지닌 절기들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 입춘축(立春祝)
입춘축(立春祝)은 입춘이 되면 가정에서 기념하는 풍습으로,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이는 문구를 말합니다. 입춘은 봄의 시작이기 때문에 이 날을 기념하고 봄의 풍요와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입춘날 입춘시에 입춘축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믿어져서 밤중에 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중(喪中)에 있는 집에서는 붙이지 않는다는 관습도 있습니다. 상중은 가족 중 한 명 이상이 사망하여 상을 차리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가정에서는 기념행사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에 맞다고 여겨집니다.
춘축(春祝) · 입춘서(立春書) · 입춘방(立春榜) · 춘방(春榜)이라고도 합니다.
입춘축은 대구(對句) · 대련(對聯) · 단첩(單帖)으로 되어 있는데 대체로 다음을 많이 씁니다.
• 대구(對句)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기주오복 화봉삼축(箕疇五福 華封三祝)
문신호령 가금불상(門神戶靈 呵噤不祥)
우순풍조 시화년풍(雨順風調 時和年豊)
• 대련(對聯)
거천재 내백복(去千災 來百福)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요지일월 순지건곤(堯之日月 舜之乾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개문만복래 소지황금출(開門萬福來 掃地黃金出)
계명신세덕 견폐구년재(鷄鳴新歲德 犬吠舊年災)
• 단첩(單帖)
상유호조상화명(上有好鳥相和鳴)
일진고명만제도(一振高名滿帝都)
일춘화기만문미(一春和氣滿門楣)
춘광선도길인가(春光先到吉人家)
춘도문전증부귀(春到門前增富貴)
입춘축은 붙이는 곳에 따라 내용이 다양하게 쓰이는데, 큰방 문 위의 벽, 마루의 양쪽 기둥, 부엌의 두 문짝, 곳간의 두 문짝, 외양간의 문짝 등에 붙이기도 합니다. 입춘축을 쓰는 종이는 일반적으로 가로 15센티미터, 세로 70센티미터 정도의 한지를 사용합니다. 또한,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자와 '호(虎)'자를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합니다.
옛날 궁궐에서는 설날에 내전 기둥과 난간에 문신들이 지은 연상시(延祥詩) 중에서 좋은 것을 뽑아 써 붙이는데, 이것을 춘첩자(春帖子)라고 불렀습니다. 현대에도 많이 사용되는 일반적인 글귀는 다음과 같습니다.
'입춘대길' -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한다.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 - 부모는 천년을 장수하시고 자식은 만대까지 번영하라.
이렇듯 입춘축은 봄의 시작을 기념하고 가정의 행복과 번영을 기원하는 소중한 풍습으로 전통 문화를 이어나가며 사용되고 있습니다.
★ 세속 신앙
24절기 중 첫 번째로 봄이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농사와 농경과 관련된 다양한 민간 예술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따르면 입춘 때 보리 뿌리를 뽑아보고 뿌리의 수를 통해 농사점을 친다고 합니다. 보리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흉년으로 점쳤다고 합니다. 이러한 민간 점술과 관습들은 사람들이 농사의 흥망을 예측하고 농사 생산을 기대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또한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서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 해의 풍작으로 점쳤으며, 입춘날 날씨에 따라 그 해의 농사 운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맑고 바람이 없는 입춘날은 풍년과 안정된 생활을 의미하고, 비나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흉년을 예상했습니다. 이러한 예측은 농사의 흥망과 집안의 안녕을 예측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입춘날 집안의 물건을 집 밖으로 내보내면 그해 내내 재물이 밖으로 나가게 된다는 민간 믿음도 있었습니다. 또한 여인이 남의 집에 가면 그 집의 논밭에 잡초가 무성하게 된다고 믿는 등 입춘과 관련된 다양한 민간 신앙과 전설이 존재하였습니다. 이러한 관습과 믿음들은 농경사회에서 봄의 시작과 함께 다가오는 농사 생산의 중요성을 반영하고, 사람들이 그 해의 농사 풍년과 번영을 기원하며 준비하는 풍습으로 이어져왔습니다.
★ 절식
입춘은 봄의 시작으로서 궁중과 민간에서 다양한 음식과 풍습이 준비되었습니다. 입춘절식이라 하여 궁중에서는 오신반(五辛盤)을 준비하여 수라상에 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오신반은 겨자와 함께 무치는 생채요리로, 강한 자극을 가진 나물(움파, 산갓, 승검초, 미나리 싹, 무 싹, 파, 마늘, 달래 등) 중 다섯 가지를 골라 만들었습니다. 지역마다 다양한 나물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겨울 동안 결핍되었던 채소를 보충하기 위한 의미도 있었습니다.
또한 민간에서는 세생채(細生菜)를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세생채는 오신반을 본떠 입춘날 눈 밑에 돋아난 햇나물을 뜯어 무쳐서 만드는 음식입니다. 파, 겨자, 당귀의 어린 싹으로 입춘채(立春菜)를 만들어 나눠 먹기도 했습니다. 함경도에서는 민간에서 명태순대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러한 음식과 풍습들은 봄의 시작을 기념하고, 겨울 동안 부족했던 영양소를 보충하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입춘이 봄의 시작을 상징하듯이 농사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며, 새로운 풍년과 풍요를 기원하는 풍습으로 이어져왔습니다.
홍석모(洪錫謨, 1781~1857)의 저서인 "동국세시기"에는 경기도 6개의 고을인 양근(陽根), 지평(砥平), 포천(抱川), 가평(加平), 삭녕(朔寧), 연천(連川)에서 움파(葱芽) · 멧갓(山芥) · 승감초(辛甘草) 등 햇나물을 눈 속에서 캐어서 궁궐에서 겨자와 함께 무쳐 수라상에 올리는 풍습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4) 입춘 관련 속담
입춘에 오줌독(장독 또는 김칫독)이 깨진다
입춘이지만 날씨가 여전히 추워서, 반드시 입춘 무렵에는 추위가 여전히 진행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즉, 입춘이 되어도 아직 추위가 지속되며 봄의 시작이라고 해서 날씨가 바로 따뜻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
입춘 무렵에 추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뜻을 가집니다. 즉, 날씨가 아직 춥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
입춘이 되어도 여전히 추위가 계속됨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가게 기둥에 입춘이라
어떤 장소나 상황에 입춘대길(봄의 큰 길함)이 적합하지 않고 제격에 맞지 않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이 표현은 입춘 대길과 상반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로서, 어떤 상황이 적합하지 않거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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